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조합과 시공사가 공사비 폭등으로 잇따라 대립하는 가운데 서울 성북구 장위재정비촉진지구 장위4구역(단지명 '장위자이 레디언트') 재개발 조합이 시공사 GS건설의 유치권 행사에 대비해 법률 자문을 받고 있다. 공사비 증액 협상에 실패해 시공사의 최종 공사 중단 조치나 유치권 행사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장위4구역 조합은 GS건설과 공사비 증액 합의가 결렬됨에 따라 추가분담금 요구와 입주 지연에 대비해 유치권 행사 효력 정지를 위한 가처분 소송의 법률 자문을 받고 있다. 장위4구역은 지난 21일 서울시와 성북구청의 중재에도 공사비 합의에 실패한 바 있다. 서울시는 양쪽 주장과 감리 확인 등을 거쳐 240억원대의 공사비 조정안을 내놨지만 GS건설의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조합에 따르면 코디네이터로 참석한 변호사 등 전문가집단의 의견에 따라 시공사의 유치권 행사에 대비한 가처분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는 시공사의 요청에 따라 다음 달까지 협의 기한을 부여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공사에 중재 금액보다 추가 인상은 안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장위4구역의 경우 입주가 얼마 남지 않아 조합이 대응책을 준비하는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합에 따르면 GS건설은 올 초 공사비 약 722억원의 증액을 요청한 데 이어 지난 7월 다시 483억원으로 낮췄다. 지난 21일 회의에선 다시 금액을 조정해 390억원대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조합 측은 시공사가 요구한 추가 인상분을 수용할 수 없다는 방침이다.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 장위4구역 조합 관계자는 "서울시가 중재한 240억원대의 조정 금액도 과도하다고 판단했지만 대승적인 차원으로 수용했던 것"이라며 "시공사가 해당 금액을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앞으로 합의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 법률 자문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합은 공탁금을 납부해 유치권 행사를 막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탁금 예상액은 조합이 최초에 인정한 공사비 인상분 149억원 수준이다. 시공사가 공사비 증액 관련 민사소송을 제기할 경우 조합도 반소를 제기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GS건설 관계자는 "회사는 유치권 행사 등 조치를 취한 바 없다"고 말했다. 조합은 다음 달 말이나 내년 1월 초 성북구청에 준공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합의가 최종 결렬될 경우 소송 등 선제 대응을 통해 입주를 이행하겠다는 게 조합의 계획이다. 성북구청에 따르면 GS건설은 공사원가 상승 등을 이유로 중재안의 수용 불가 입장을 표명했다. 성북구청은 내년 3월31일로 계획된 입주 일정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조정 불발시 공사 중단과 입주 지연 가능성은 열려있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공사비 갈등과 별개로 공사가 계속 진행중"이라며 "현재 시공사의 증액 요구에 대한 근거 자료를 요청했고 합의를 독려하겠다"고 말했다.